서울시가 행정업무 전반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행정 혁신’에 나서고 있다. 시는 직원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시민에게 높은 품질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과 연계한 체험 교육, 자체 학습조직 운영을 통한 직원용 가이드북 발간, 생성형 AI 서비스 제공 등 다방면의 지원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3월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활용 방법 교육을 실시해 10월 말까지 누적 3만7182명이 교육에 참가했다고 21일 밝혔다. 교육은 AI 선도기업과 연계한 체험·특강, 외부 전문가와 직장 내부 전문가의 특강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MS·구글 등 AI 산업을 선도하는 전문기업의 생성형 AI를 체험하는 교육은 직원들의 높은 호응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육에서 직원들은 MS를 통해 최신 AI 트렌드를 교육받고, AI를 이용한 외국인 민원 대응·보고서 작성 등의 체험을 진행했다. 구글 현장 체험 교육에서는 최신 AI 트렌드를 접하고 ‘구글 AI 스튜디오’를 이용해 보고서·영상 등 공공분야에 AI를 접목해 활용해 보는 체험의 장이 마련됐다.
내부 연구 조직을 운영하면서 AI의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시는 본청 직원 19개 부서 소속 29명으로 구성된 학습조직 ‘인공지능으로 강화하는 서울시’를 두 달간 운영하면서 데이터분석 품직 향상을 위한 효율적은 입력 데이터 가공 방법을 연구했다.
이들은 직원을 위한 ‘AI 활용 가이드북’을 발간해 직원용 게시판에 공개했다. 가이드북에는 적절한 답변을 얻기 위한 프롬프트 작성 방법, AI를 활용한 실제 이미지·‘쇼트폼’(짧은 길이의 영상물)·게임 등의 작성 사례, 데이터 품질검사 자동화 연구 내용 등이 포함됐다.
시 관계자는 “생성형 AI는 확률로 답변을 생성하므로 원치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지식이 없는 사용자도 전문가와 같은 결과물을 창출할 수 있도록 AI와의 ‘대화 프로세스’를 발굴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직원이 AI 서비스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서울AI챗’을 시범운영하며 AI 이용 활성화도 함께 독려하고 있다. 기존에는 직원이 하나의 AI 서비스를 선택해 이용했으나, 선택한 모델만 사용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시는 서비스 이용을 개인별이 아닌 조직 단위로 확대하고, 사용 가능 모델도 29개로 확대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를 통해 반복되는 업무를 처리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줄어들고, 창의적인 기획과 정책 설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것으로 시는 기대 중이다. 실제 만족도 조사에서 직원 89%는 서울AI챗 사업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문서번역·요약, 규정·조례 등 관련 근거 찾기, 법령 문구 해설, 아이디어 발상 등에 활용해 불필요한 노동의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AI를 통한 행정업무 자동화도 구축하고 있다. 시는 2021년부터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도입해 행정 효율화를 추진해 왔다. RPA는 반복 업무를 소프트웨어 로봇이 대신 처리하는 기술이다. 시는 여러 분야에서 총 13건의 행정업무를 자동화해 업무시간을 최대 67%까지 단축했다. 올해부터는 생성형 AI 기술을 RPA에 접목해 단순 반복 수준을 넘어 문서 요약·데이터 정리 등 비정형 업무까지 자동화하는 단계로 확장하고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강옥현 시 디지털도시국장은 “AI 활용을 통해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시민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는 한편, 공공행정 분야에서 AI 활용 경험을 지속적으로 축적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