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중남미 수출 최대 규모… 페루에 195대 공급 합의

글자 크기
K-2전차 54대·장갑차 141대 등 이용철 방사청장 페루서 서명식 정부, 계약 완료까지 긴밀 협의
한국 방산 업체가 페루 육군에 K-2 전차 등을 포함해 총 195대 규모의 지상장비를 수출하기로 합의했다. 우리 방산업계의 중남미 지역 수출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대통령실은 9일 페루 정부와 우리 방산업체 간에 페루 육군이 활용하게 될 지상장비를 공급하기 위한 총괄합의서가 체결됐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번에 체결한 총괄합의서는 페루 육군이 우리 방산업체 그리고 페루의 국영방산기업과 협업해 K-2 전차 54대와 차륜형장갑차 141대 등 총 195대를 도입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며 “이는 내년까지 이행 계약 체결을 위한 이정표가 세워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행 계약까지 성공적으로 체결될 경우 K-2 전차가 유럽을 넘어 중남미 지역에 최초로 진출하는 사례가 된다.

페루 대통령 주관으로 개최된 이번 총괄합의서 서명식에는 우리 정부 대표로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이 참석했다. 정부는 향후 이행 계약 체결 시까지 긴밀하게 협의하며 지원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페루와의 지상 장비 총괄합의서 체결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양국의 국방·방산협력을 획기적으로 격상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페루가 전력 보강과 함께 자국의 산업 발전을 위해 K방산을 선택한 만큼, 양국이 상생할 수 있는 방산협력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총괄합의서 체결은 페루가 K-2 전차와 차륜형장갑차 구매를 사실상 확정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이번 총괄합의서 체결을 계기로 내년 상반기 중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가격협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페루가 구매할 K-2 전차와 차륜형장갑차 물량 중 일부는 현대로템이 생산하고, 나머지는 페루 현지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협상 과정에서 페루군의 요구사항에 따라 일부 사양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페루는 지난해 5월 현대로템이 만든 K-808 차륜형장갑차 30대를 6000만달러에 도입하기로 결정했으며, 같은 해 11월엔 한국과 지상장비 협력 총괄협약서를 맺고 지상무기 획득 사업을 현대로템을 통해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페루는 중남미 방위산업 시장에서 한국산 무기를 예전부터 구매한 이력이 있는 국가다. 2012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만드는 KT-1 기본훈련기 20대를 도입했고, 지난해 4월엔 HD현대중공업과 군함 4척을 페루 현지에서 공동생산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박지원·박수찬 기자

HOT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