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임기를 앞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하면서 4대 금융의 인적 쇄신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임기가 종료되는 CEO 상당수는 보험·증권 등 비은행 부문 수장이다. 거액의 과징금과 각종 출연 요구 부담에 시달리는 은행을 대신해 수익 창출의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9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CEO 4명 중 2명은 교체됐고, 2명은 연임됐다. 신한라이프 신임 사장과 신한자산운용 신임 사장에는 각각 천상영 지주 그룹 재무 부분 담당 부사장과 이석원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략부문장이 내정됐다.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사장과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사장은 연임 추천을 받았다.
앞서 진 회장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자회사 CEO 인사와 관련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질적 성장"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인사에도 이 같은 의중이 반영됐다. 신한EZ손보는 흑자를 내는 데 실패했지만, 디지털 보험 인프라 구축과 IT 고도화 등의 성과로 강 사장이 연임됐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자회사 14곳 중 9곳의 CEO를 교체하며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한 만큼 올해는 교체 폭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신한금융을 제외한 KB·하나·우리금융 계열사 41곳 중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CEO는 24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KB금융이 계열사 11곳 중 7명, 하나금융이 14곳 중 7명, 우리금융이 16곳 중 10명이다.
KB금융에선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빈중일 KB캐피탈 대표, 성채현 KB부동산신탁 대표,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 등 7명의 임기가 올해 말까지다.
이 중 2019년부터 임기를 이어온 김성현 대표의 6연임 성공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3분기 기업금융(IB) 부문 누적 영업이익이 36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4%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이끌었지만 1963년생인 점을 고려하면 지주 차원의 '세대교체' 기조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B금융 계열사 CEO 중 유일한 여성인 서 대표의 연임 여부도 주목된다. 서 대표는 연체율 하락 등 건전성 관리에는 성과를 냈지만,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운 요소로 평가된다.
하나금융그룹에서는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를 비롯해 총 7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남궁원 하나생명보험 대표,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 민관식 하나자산신탁 대표, 정해성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 강동훈 하나에프앤아이대표, 박근영 하나금융티아이대표 등이다.
하나금융의 부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는 강성묵 대표의 연임이 최대 관심사다. 강 대표는 2023년 1월 취임 이래 연임에 한 차례 성공한 바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만큼 재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발행어음 사업 인가가 변수로 꼽힌다. 발행어음 인가는 하나증권의 숙원 사업 중 하나로, 최종 인가 획득 시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자금조달이 가능해져 비은행 강화에 힘쓰고 있는 하나금융에 큰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 대표가 이번에도 연임에 성공하면 2018년 이진국 전 대표 이후 7년 만에 세 번째 임기를 맞는 대표가 탄생하게 된다.
우리금융에서는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 기동호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최승재 우리자산운용 대표 등을 비롯해 총 10명이 교체 대상이다. 이는 금융지주 중 최대 규모다.
우리금융에서는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의 거취가 가장 큰 관심사다. 남 대표는 2023년 우리자산운용에 취임하며 우리금융에 합류, 지난해 우리종합금융과 우리투자증권 대표를 역임하며 우리금융의 증권업 진출을 주도했다. 남 대표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영입 인사로, 남 대표의 거취는 임 회장의 연임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의 인사 쇄신 압박이 커지면서, 올해 4대 금융의 인사는 과거 보상 차원의 인사와는 달리 성과 위주 인사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특히 최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주 회장들의 코드 인사를 겨냥하는 발언들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지주는 사회적으로 상당한 공공성이 요구되는 조직"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앞서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회장이 되면 일종의 참호를 구축하는 분들이 있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세대교체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신한금융에서는 1970년대생 자회사 CEO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번에 연임에 성공한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가 1977년생으로 만 48세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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