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외국인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14조원을 팔아치웠던 외국인은 이달에는 3일 연속 순매수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코스피도 4000선을 회복하는 등 연말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3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기간 1조6045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9월 7조4465억원을 순매수하며 올 들어 월별 최대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고 10월에도 5조8872억원을 사들이며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으나 지난달에는 올 들어 최대 규모인 14조4561억원을 팔아치우며 석 달 만에 '팔자'로 돌아선 바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11월 중 4주 연속으로 순매도에 나서면서 수급상 하방 압력을 가하는 주체를 담당했던 상황"이라며 "그러나 이달 1조6000억원 순매수로 전환하는 등 이들의 '셀코리아'가 진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리스트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달 SK하이닉스를 8조7309억원, 삼성전자를 2조2291억원 팔아치우며 반도체에 매도세가 집중됐으나 이달 들어서는 다시 반도체를 담기 시작했다. 이달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5411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였고 뒤이어 SK하이닉스를 4746억원 순매수했다.
지난달 외국인 순매도로 반도체를 비롯한 주도 업종에 가격 메리트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연구원은 "외국인이 11월 중 반도체(10조9000억원), 기계(1조2000억원), 은행(8600억원), 조선(2000억원) 등 주도 업종에 순매도를 집중한 여파로 이들 대부분이 단기 추세선인 20일 선을 하향 이탈했던 실정"이라며 "하지만 그 반작용으로 재차 진입 메리트가 생성됨에 따라 12월 이후 주도주의 주가 회복력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은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달에는 외국인이 점차 순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AI 버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미국의 유동성 경색이 완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도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을 감안할 때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형주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에서 외국인 수급은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연관된다"면서 "외국인은 미래 실적이 상향 조정되는 업종·종목에 대해 순매수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현재 코스피 업종 중 실적이 상향 조정되는 업종으로는 반도체가 눈에 띈다. 또한 외국인이 순매수 하는 기간에는 대형주가 강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의 복귀가 지속될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 복귀가 지속될지 주목해 봐야 할 상황으로, 오는 12일 브로드컴 실적 발표 및 11~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향후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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