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 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해 주변국들이 암모니아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그린 암모니아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은 100% 암모니아를 연소해 전기를 생산하는 가스터빈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개최한 '2025 청정수소 공급망 현신 기술 포럼'에서 강연자로 참석한 중국 엔비전에너지(Envision Energy)의 프랭크 유(Frank Yu) 부사장은 "자체 개발한 풍력 터빈, 알칼라인 전해조뿐 아니라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공기 분리 장치, 수소 저장 장치를 포함한 전체 공정을 통합한 동적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하여 동적 운전이 가능한 500 메가와트(㎿) 규모의 그린 수소 생산 시설이 현재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엔비전에너지는 그린수소를 그린암모니아로 전환해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 공급하는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몽고 츠펑(Chifeng) 지역에 풍력발전과 연계한 그린 암모니아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프랭크 유 부사장은 "1단계로 연간 32만톤 규모의 생산 라인을 가동했다"며 "향후 생산능력을 500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량 양산을 통해 2030년까지 그린암모니아 가격을 블루 암모니아 가격보다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가와사키중공업(KHI)의 다카시 요시야마(Takashi Yoshiyama) 수석매니저는 "HESC(Hydrogen Energy Supply Chain)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일본?호주 간 액화수소(LH2) 장거리 운송의 기술·운영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세계 최초 액체수소 수송선인 수이소프론티어(Suiso Frontier)의 일본-호주 3회 왕복(총 5만7000 km) 운항을 통해 해상 수송 전 과정의 안정성과 실현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액체수소 운반선과 액체수소 저장 탱크(하이터치고베, Hy touch Kobe) 실증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준의 기화율(BOR) 성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영하 253도 이하 초저온에서 액화해 운반하는 액화수소의 경우 기화율을 억제하는 것이 상용화의 핵심 과제로 지적돼 왔다. 수이소프론티어호의 하루 기화율은 0.3%였으며, 하이터치고베 저장고의 일일 기화율은 0.06%였다. 호주에서 일본까지 17일간 운송할 경우 액화율은 약 5%로 나타났다.
가사와키중공업은 "파일럿 성과를 바탕으로 4만 m³급 중형 액화수소 운반선과 5만 m³급 저장탱크 기반 수입 터미널 건설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2024년 다임러트럭과의 협력을 통해 유럽 내 LH2 공급망 확대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일본 기업인 IHI의 도시로 후지모리(Toshiro Fujimori) 기술고문은 암모니아를 활용한 발전기술의 최신 성과를 소개했다. 그는 "2㎿급 100% 액체 암모니아 가스터빈을 개발했고, 천연가스 터빈 대비 온실가스를 99% 이상 저감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F-클래스 암모니아 가스터빈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화력 발전의 탈탄소화에서 핵심 목표인 고효율 가스터빈의 100% 암모니아 연소 달성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HI는 이를 암모니아 가스 터빈 개발을 위해 GE버노바와 협력하고 있다.
후지모리 기술고문은 "보일러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20% 혼합해 1000㎿급 화력 발전 실증을 마쳤으며, 탄소중립 촉진을 위해 100% 암모니아 연소 기술을 적극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엔지니어링 기업인 KBR의 엘레나 스타일리아노(Elena Stylianou) 기술이사는 "차세대 암모니아 크래킹 솔루션 H2ACT를 통해 청정수소 기반 발전 전환의 핵심 기술 역할을 하겠다"며 "액화 암모니아에서 최대 99.97%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고, 기화·예열?크래킹?PSA 정제까지 통합 공정과 검증된 소재·촉매로 높은 안전성과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KBR은 가스터빈 제조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H2ACT?복합발전(CCPP) 통합 설계 연구를 완료했고, 대규모 및 소규모 발전 적용에 최적화된 설계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트랜스하이드(TransHyDE)2.0 이니셔티브의 스테판 카우프만(Stefan Kaufmann) 이사회 의장은 "수소 생산·수입·저장·수요 거점을 잇는 '수소 코어 네트워크(Hydrogen Core Network)'는 독일 수소경제의 핵심 인프라"라며, "초기 수요 부족에도 투자가 가능하도록 AMK(상환계정) 기반 재원 조달 모델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수소코어네트워크는 천연가스처럼 수소를 배관으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유럽연합은 2040년까지 800만~1430만 유로를 투자해 5만3000㎞의 수소 파이프라인을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에는 189억 유로를 들여 9040㎞의 수소가스관을 연결한다는 목표다.
카우프만 의장은 "수요가 청정수소발전(CHP)·철강·화학 등 일부 대형 수요원에 편중돼 있고, 코어 네트워크에서 떨어진 발전·산업시설이 많다"며 "코어망과 함께 지역 수전해·트럭 등 분산형 공급모델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두 번째 세션에서는 서울대학교 송한호 교수가 좌장을 맡아 패널 종합토론과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일본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의 마코토 시모치(Makoto Shimouchi) 과장은 "일본은 탈탄소·에너지안보·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소 공급망 구축이 필수적이라 판단하고 있으며, 이에 정부에서 가격 격차를 보전하는 J-CfD 제도를 마련해 저탄소 수소 공급망 구축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럼을 주관한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이혜진 실장은 "수소 생태계는 생산부터 활용까지 전 주기에서 이미 기술혁신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이 혁신을 얼마나 빠르게 실증하고 시장과 연결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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