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국내 건설업계가 여전히 바닥을 찍지 못한 채 침체 국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둔화에 더해 규제 강화가 이어지고, 고환율 영향으로 공사비 부담까지 재차 커지면서 업황 회복 동력은 갈수록 약해지는 모습이다. 대형사조차 매출 감소세를 반전시키지 못해 방어에 급급한 상황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건설사 실적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 건설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8조221억원, 영업이익은 53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7% 줄었고, 영업이익도 7.1% 감소했다.
5대 건설사의 원가율(매출 대비 매출원가)이 여전히 90%대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부터 이어진 고금리·고임금 리스크도 가라앉을 기미가 없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보다 원가율이 다소 개선됐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최근 고환율과 산업재해 감축을 위한 안전비용 확대, 인건비 상승 등이 다시 부담으로 작용하며 향후 원가율이 재상승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결과적으로 건설업계가 '고비용·저수익' 구조에 고착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에 환율 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자재 단가가 급등할 처지에 놓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1월 건설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수입 중간재 물가지수는 121.8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0% 상승했다. 9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1.66으로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업계는 이 같은 위기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엔 부동산과 대출 규제 강화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진행이 더 어려워지면서 업계 회복을 체감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경기가 1~2년 지나도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자재비 인상뿐만 아니라 인건비 상승도 문제가 되고 있고 유가도 올라 산업 전반에 부담이 커졌다. 공사비와 분양가 상승은 공급 확대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이용우 기자 leeyongwoo@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