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신용대출이 4년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주식 투자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10·15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막힌 ‘풍선효과’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뉴스1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체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27일 기준 105조8717억원이었다. 지난달 말보다 1조1387억원 불어 2021년 7월(+1조8637억원) 이래 가장 많이 늘었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잔액 증가가 두드러졌다. 40조3843억원으로 9171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는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과 관련이 깊다. 코스피는 이달 초 4200선까지 돌파하며 상승 랠리를 거듭했다.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커지며 주춤한 흐름이지만, 오히려 ‘매수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명 ‘서학개미’들의 해외 주식 투자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10·15 대책 이후 주담대 문턱이 높아진 것도 신용대출 증가의 원인이다. 주담대 잔액은 610조9284억원으로 지난달 말과 비교해 2823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3월 4494억원 감소한 이후 1년8개월 만에 최소 증가액이다. 대출 한도 자체가 준 데다 시중은행들이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실패하며 최근 대출 창구를 속속 막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 속도도 둔화했다. 가계대출 잔액은 768조1538억원으로, 이달 들어 1조5319억원 증가했다. 지난달과 비교해 증가 폭(+2조5270억원)이 줄었다.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는 만큼,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도 당분간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해 시장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커진 것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구윤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