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배송을 금지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글로벌 이커머스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일방적인 규제보다는 업계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의 배송서비스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배송종사자 관련 정책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국SCM(공급망 관리)학회에 '해외 이커머스 사업 및 규제 동향 분석' 연구용역을 의뢰, 그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이커머스 선도기업들은 혁신서비스 일환으로 야간·새벽 배송뿐만 아니라 초고속 배송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미국 아마존은 지역·상품을 대상으로 당일 및 야간·새벽 배송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중국 알리바바도 일부 지역에서 야간·새벽 배송뿐만 아니라 1시간 내 배송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야간·주말·새벽 등 다양한 시간대에 유연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독립계약자 중심 배송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송종사자 또한 근무시간과 지역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립계약자 형태의 일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학회는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우리나라가 택배 배송종사자를 위한 산재보험, 고용보험, 건강관리지원 등 사회안전망 제도화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고, 관련 정책과 집행 체계도 잘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국, 독일, 중국 등은 독립계약자 형태의 배송종사자가 사회보험에 자율적으로 가입하는 구조다.
연구책임자인 한국SCM학회 이철웅 고려대 교수(산업경영공학부)는 "현행 우리나라 배송종사자 관련 제도는 배송 수요에 대한 탄력적 대응과 일하는 방식의 자율적인 선택을 보장하면서 종사자 보호를 위해 사회안전망을 운영하는 혼합형 구조"라며 "이는 자율성과 속도를 중시하는 글로벌 이커머스 산업의 지향 방향과 유사하면서도 한국 배송종사자들의 근로 권익을 저해하지 않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 특성과 수요 변화 속도를 고려할 때 일방적인 규제 강화보다는 업계의 자율성 보장과 종사자 보호 사이의 균형 있는 조화가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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