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이 지난달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트로피와 함께 밝게 웃고 있다. 사진=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조직위 제공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이 세계랭킹 톱10에 복귀했다.
김세영은 25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지난주 대비 한 계단 상승한 10위에 자리했다. 평균 포인트 4.41점을 기록한 로티 워드(잉글랜드)를 0.05점 차로 제치면서 뜻깊은 시즌 마무리를 알렸다. 2022년 6월 7일 발표된 랭킹에서 10위를 찍은 이후, 3년 5개월 만에 맛보는 톱10 진입이다.
2015년 LPGA 투어에 정식 데뷔해 곧장 신인왕을 품으며 스타덤에 올랐던 김세영은 꾸준한 성적과 함께 태극낭자 대표 에이스로 활약했다. 2020년 10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박인비를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 트로피를 품으면서 세계랭킹 2위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이어 펠리컨 챔피언십까지 2대회 연속 우승을 알리며 2020시즌 올해의 선수상까지 받는 등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다.
내리막이 찾아왔다. 2021시즌 우승 없이 톱10 4회에 그치며 하락 신호가 감지됐다. 지난해까지 단 하나의 승전보도 전하지 못했다. 2024시즌 도중에는 자신의 역대 최저 세계랭킹인 57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올 시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46위로 출발했다. 지난 5월에는 3연속 컷오프 악재도 마주했고, 7월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의 4번째 컷오프와 함께 한때 랭킹 49위까지 추락했다.
김세영이 지난 22일 열린 LPGA 투어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해 홀아웃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절치부심했다. 후반기 들어 묵직한 뒷심을 자랑했다. 7월 말 열린 ISPS 한다 위민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공동 3위로 6월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기록한 ‘시즌 하이’ 단독 3위 성적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어 8월 FM 챔피언십에서 또 3위를 쓰며 꾸준히 우승권에 오르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고국의 품에서 만개했다. 지난달 전남 해남군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LPGA 통산 13승을 알렸다. 펠리컨 챔피언십 이후 약 5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면서 갈증을 깼고, 세계랭킹을 13위까지 끌어올렸다. 이어 메이뱅크 챔피언십 공동 4위와 ‘왕중왕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6위로 최종전까지 상승세를 유지한 끝에 기어코 세계랭킹 10위에 안착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한편, 세계랭킹 상위권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올해의 선수·상금왕·다승왕·평균타수상 등을 휩쓴 지노 티띠쿤(태국)이 왕좌를 지켰고, 넬리 코르다(미국·2위)-야마시타 미유(일본·3위)가 톱3를 지켰다. 이민지(호주)가 4위로 뒤를 이었고 찰리 헐(잉글랜드)가 한 계단 오른 5위에 자리했다.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6위로 내려갔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효주가 8위로 가장 높은 자리를 유지했다. 김세영의 뒤로는 유해란(12위), 최혜진(17위) 등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