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가 최근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Magma)'를 론칭하면서 '럭셔리 고성능'이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그 첫 양산 모델로 고성능 전기차 'GV60 마그마'를 공개했는데요. 제네시스는 모터스포츠에 출전해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성능 브랜드에 레이싱 DNA를 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레이싱 DNA'가 실제로 어떻게 구현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프랑스 폴 리카르 서킷에서 GV60 마그마를 직접 경험해봤습니다. 이번 시승은 콘셉트부터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제네시스의 첫 번째 고성능 전기차로 프랑스 현지 서킷을 달려볼 수 있다는 점도 특별했지만, 운전대를 잡아줄 사람이 세계 최정상급 드라이버였기 때문입니다.
이날 시승에서 운전을 맡은 드라이버는 레이싱계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르망 24시'에서 3회 우승을 거둔 톱클래스 드라이버 안드레 로테러 선수였습니다. 그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세계내구챔피언십(WEC) 경기에서 플래티넘 등급을 받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죠.
로테러 선수가 운전하는 GV60 마그마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출발을 선언하는 순간, 몸이 뒤로 쏠리면서 차는 총알처럼 앞으로 나갔습니다.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짜릿한 스릴마저 느껴졌습니다. 이 차량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4초에 불과합니다. 약 3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속도가 올라가는 가속감은 숨이 턱 막힐 정도로 폭발적이었습니다.
초반에는 빠르게 치고 나갔지만 로테러의 능숙한 운전 실력 덕분에 곧 차량은 안정감을 찾았습니다. 그의 조작에 맞춰 차가 실시간으로 반응했고, 전기차임에도 좌우 흔들림이나 쏠림도 크지 않았습니다. 중앙 모니터에는 배터리 온도와 횡가속도(G-포스) 같은 주행데이터가 표시돼 차량의 상태를 바로 체크할 수 있었습니다. 로테러 선수는 "매우 재밌는 차"라고 말하며, 차량과 완벽히 호흡을 맞춘 주행을 선보였습니다.
속도를 올리자 스피커에선 가상의 엔진 사운드가 울려 퍼졌습니다. 마치 내연기관 차량을 타고 있는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제네시스는 GV60 마그마를 위해 고성능 6기통 내연기관에서 나는 소리와 유사한 가상 사운드를 개발했습니다.
기존 고성능 모델은 대부분 공격적이고 파워풀한 성능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성능에 치중하다 보면 승차감을 어느 정도 양보할 수밖에 없는데요. 제네시스 마그마는 성능과 승차감의 조화를 최대 목표로 삼았습니다. 우수한 성능을 내면서도 편안하고 안전한 주행 감성과 승차감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입니다. 이를 위해 성능 측면에서는 고속 주행에서도 모터 출력과 토크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더욱 세밀하게 다듬었다고 합니다. 부스트 모드를 사용하면 차량의 출력과 토크를 최대 15초 동안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승차감과 조종 안정성도 크게 개선됐습니다. 제네시스는 GV60 마그마를 일반 모델 대비 차량 롤센터(차체가 회전할 때 기울어짐의 기준점)를 낮추고 광폭 타이어를 적용해 접지력을 높였습니다. 배터리와 열관리 시스템도 강화해 고강도 주행 환경에서도 배터리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했다고 하네요.
전기차는 엔진 소음이 없기 때문에 풍절음이나 노면·타이어 소음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소음 저감 기술이 매우 중요한데요. 이 차량은 고성능차라고 하기에도 매우 차분하고 조용했습니다. 제네시스는 풍절음을 줄이기 위해 운전석 차 안 소음 방지 필름의 두께를 7% 늘렸고, 후방에도 소음 차단 유리를 적용했습니다. 여기에 능동형 소음 저감 기술(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로드)도 기본 적용했다고 하네요. 이는 도로 소음을 실시간 감지해 같은 크기의 반대 위상 소리를 차량 스피커로 내보내 소음을 상쇄하는 기술입니다.
GV60 마그마의 최고 출력은 650마력, 최대 토크는 790Nm(부스트 모드 사용 시)입니다. GV60 일반 모델(490마력·700Nm, 퍼포먼스 AWD 기준)은 물론 아이오닉 5 N과 아이오닉 6 N(650마력·770Nm) 등 현대차의 고성능 N 모델보다도 높은 수치죠.
이날 옆자리에만 탑승했는데도 고성능 전기차의 힘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럭셔리한 디자인 감성도 만족스러웠구요. 단순한 '빠른 차'를 넘어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고성능 럭셔리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GV60 마그마는 내년 1월 한국을 시작으로 유럽,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가격은 미정입니다. GV60 마그마가 포문을 연 고성능 전기차 시대가 제네시스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됩니다.
르카스텔레(프랑스)=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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