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시장이 '투자개발형'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가운데, 정부가 국내 기업의 금융경쟁력을 뒷받침할 새로운 펀드를 마련했다. 국토교통부는 총 1조1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PIS) 2단계 펀드 조성을 마무리하고, 해외 투자개발사업 지원에 본격 착수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펀드는 정부·공공기관이 출자한 4400억원의 모펀드에 민간자금 6600억원을 매칭해 조성됐다. 자펀드는 블라인드 방식(7000억원)과 프로젝트 방식(4000억원)으로 나뉜다. 지분·대출·채권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이 공급된다.
블라인드펀드는 베트남·튀르키예 등 신용등급 중하위(BB-) 이상 국가 교통·도시개발 사업을 지원하는 '수주강화펀드'(2500억원), 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신용등급 중위(BBB-) 이상 국가 사업에 투자하는 '수주활력펀드'(2600억원), 미국·영국·사우디 등 선진국 대상 '해외선진펀드'(1900억원) 등 세 갈래로 운영된다. 프로젝트펀드 4000억원은 개별 사업 발굴과 동시에 투자자를 모집해 신속 지원이 가능하다.
앞서 2019년 출범한 PIS 1단계 펀드(1조5000억원)는 올해 6월까지 13개국 29개 사업에 투자해 약 22억달러(약 3조1000억원)의 해외수주를 이끌었다. 미국(46%), 프랑스(21%), 튀르키예(11%), 영국(8.5%) 등 투자처도 다변화되며, 도급 위주 수주 구조를 고부가가치 투자개발형으로 전환하는 교두보가 됐다는 평가다.
남영우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지난해 해외건설 1조 달러 수주를 달성했지만, 앞으로 '2조 달러 시대'를 여는 핵심 동력은 투자개발사업"이라며 "PIS 2단계 펀드가 우리 기업의 금융경쟁력을 높이고,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 진출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