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3개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추진하는 가운데 행정구역을 현행대로 제주시와 서귀포시 2곳을 더 선호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제주도의회가 2일 발표한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관련 도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도가 추진하는 동·서제주시, 서귀포시 3개 구역보다 제주시·서귀포시 2개 구역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높게 나타났다. 변화된 상황을 고려한 속도조절론이 66.4%로 우세했다.
오영훈 제주지사가 8월 14일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추경예산안 의결에 따른 인사말을 하고 있다. 뒷편 의장석에 이상봉 의장이 앉아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가 공론화를 거쳐 제시한 3개 구역(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개편 의견은 28.4%에 그쳤다. 오히려 ‘제주시·서귀포시’ 2개 구역으로 개편하자는 의견은 40.2%로 나타났다.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반대한다는 의견은 20.1%로 조사됐다. 2개 구역 응답은 제주시에서 42.6%로 높게 나타났다. 3개 구역 응답은 서귀포시에서 35.8%로 전체 결과 대비 높았다.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의 향후 추진 방향을 묻는 질문에서는 ‘도민 의견 수렴, 추가적인 정보 제공과 상황 변화를 고려한 이후 진행’이 66.4%에 달했다. 제주도의 공식적인 입장에 가까운 ‘2026년 7월 도입 목표로 주민투표 실시 등 신속 절차 이행’은 23.0%에 그쳤다.
3개 보다는 2개, 2026년 7월보다는 속도조절이 앞선 결과는 제주도정 입장에서 곤혹스러운 결과다.
제주형 행정체제개편 추진을 알고 있는지 여부는 ‘77.5%’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기초자치단체 설치 관련 법률안 발의 역시 ‘69.8%’가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 행정구역 개편안. 제주도 제공 여론조사를 주도한 이상봉 도의회 의장은 “여론조사 결과를 가감 없이 도민들에게 공개함으로써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관련 도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민의를 반영한 행정체제 개편 방향을 제시하고 제주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는 데 도민 대의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영훈 지사는 4일 기자 간담회에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추진 방향에 대해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여론조사는 제주 지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도민 1500명을 대상으로 8월 21일부터 26일까지 6일간 실시됐다.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주관했다.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2.5%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