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48만그루 등 5년간 413만그루 경북 45% 피해 최다… 경남 21% 기후변화·이상고온 매개충 확산 지자체 “산림재난” 방제 안간힘
경북과 경남 등 전국 곳곳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산림청이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전국 시도에서 413만7320그루가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30만7919그루, 2022년 37만8079그루에서 2023년 106만5967그루로 폭증했다가 지난해 89만9017그루로 잠시 주춤했다. 올해는 148만6338그루로 급증하는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86만5147그루로 전체의 45.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경남 89만8168그루(21.7%), 울산 35만4924그루(8.6%), 대구 18만6733그루(4.5%), 경기 14만3845그루(3.5%) 등의 순이었다.
최근 5년간 소나무재선충병이 신규 또는 재발생한 시군에 대한 원인을 분석한 결과 30건 중 22건은 인위적 확산에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원인은 화목 유입 과정 중 감염목 유입으로 피해가 확산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나무재선충병이 새롭게 발생한 전북 무주도 화목 및 목재 유입 과정 중 감염목이 확인됐고, 전남 완도에서도 감염목이 유입돼 인근으로 피해가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번 걸리면 사실상 치료가 불가능해 ‘나무 에이즈’로도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은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를 매개로 퍼져나간다. 전파된 재선충은 기주인 소나무류의 수분과 양분이 이동하는 통로를 막아 시듦병을 유발하고 2~3개월 안에 감염목을 고사시킨다. 고사율은 100%에 근접한다.
산림 당국은 기후변화와 이상고온으로 재선충병 매개충의 활동기간이 빨라지고 개체수가 늘면서 피해가 확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자체들은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방제 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경북도에서 시행 중인 감염목 주변 반경 20m 이내 소나무 전량 제거와 수종 전환, 예방 나무주사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조현애 도 산림자원국장은 “소나무재선충병은 단순한 병해충이 아니라 산림 생태계는 물론 산촌 경제를 위협하는 심각한 산림 재난”이라며 “정부와 지자체, 관계 기관이 함께하는 체계적인 방제 시스템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안동=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전국 곳곳 소나무 재선충병 급속 확산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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