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찾는 문의는 간간히 오는데 생각했던 가격이 아닌지 발걸음을 돌리네요"(상계주공6단지 인근 A공인)
1일 찾은 노원역 인근 상계주공 아파트 단지. 이 일대는 7호선과 4호선 노원역을 중심에 두고 상계주공 3, 6, 7단지가 앞뒤로 마주 보고 있다. 단지를 따라 늘어선 공인중개업소들은 모두 손님 없어 텅 빈 모습이었다. 2시간 동안 인근 공인중개업소를 방문했지만, 전화 문의가 걸려 오는 곳은 단 두 곳에 불과했다. 두 곳 마저도 매물 호가를 제시하자, 5분도 안 돼 전화가 끊겼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묶는 10.15 대책 이후 조합 설립을 앞둔 초기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꺾이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갭투자 제한으로 매물 수가 줄어들자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면서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노원구 아파트 매매계약 건수는 2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33건)보다 84.2%가 감소했다. 본계약 체결 후 30일 이내 신고해야 하는 기한을 고려해도 감소 폭이 두드러진다.
구축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는 눈에 띄게 거래가 줄어드는 분위기다. 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묶은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까지 이중 규제에 묶인 여파로 분석된다.
롯데백화점 등 상권 접근성이 뛰어난 6단지의 경우 24평(전용 58㎡) 매물이 지난 10월 18일 6억5500만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6단지 24평은 최고 호가 7억5000만원에 매물이 올라왔다. 입주 가능한 매물이 줄면서 호가가 오르자 매수 문의가 끊겼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소장은 "10·15 대책 이전과 비교하면 거래가 3분의 1이나 줄었다"며 "실거주 가능한 매물이 몇건 없는 상황에서 집주인들이 가격을 올려버리니 매물을 보러왔던 손님들도 발걸음을 돌린다"고 토로했다.
창동· 상계 개발부지 인근인 상계주공 7단지도 거래가 뜸하기는 마찬가지다. 7단지 24평형(58㎡)은 지난 9월 23일 7억32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다. 현재 최고 호가 7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7단지 인공 공인중개업소 C 소장은 "지난달 말부터 12월 들어 거래가 급격히 줄면서 일대 업소들마다 각각 한두 건 정도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는 데 그쳤다"며 "전화 문의부터 실제 계약까지 한창 활발했던 9월에 비하면 20%는 빠졌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다만 소형평수가 집중된 1단지와 2, 4단지의 경우 일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20평대 비중이 높은 3, 6, 7단지에 비해 아직 6억원대 미만으로 매수할 수 있다. 4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소장은 "몸테크 해서라도 매수를 하려는 20~30대 실수요자들이 정책 대출 상한선인 6억원에 맞춰 소형 평형 단지로 몰리고 있다"며 "이미 7억원대를 넘어선 20평대 단지들은 대출 규제 한도 6억원에 더해 정책 대출 상한선까지 넘어서기에 매수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는 내년 상반기가 매수 위축 여부가 지속될지 판단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현재 시장은 실거주 가능한 매물이 극도로 감소한 상황이라 수요자들이 시장에 진입하기 모호한 시기"라며 "대출을 받아서까지 무리하게 시장에 진입해야 할지 망설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실거주 가능 매물이 시장에 나온 뒤에야 10.15대책에 따른 매수 위축 영향이 지속될지, 일시적 현상일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 2026년 사주·운세·토정비결·궁합 확인!
▶ 테스트로 재미를 더하는 시간, 플랩+ ▶ 하루 3분, 퀴즈 풀고 시사 만렙 달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