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 남양유업 ‘인수전 1막’ 사실상 마무리…공탁금 500억 수령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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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컴퍼니, 남양유업 ‘인수전 1막’ 사실상 마무리…공탁금 500억 수령 ‘눈앞’
경영권 분쟁 3년 만에 회복된 남양유업 실적 반등하며 ‘사모펀드 체제’ 안착 중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한앤코는 법원에 공탁된 약 500억원 중 상당액을 회수할 수 있게 되면서, 3년 넘게 이어진 ‘남양유업 인수전’의 후속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분위기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연합뉴스 이번 판결은 2021년 ‘남양유업 경영권 매각 계약 파기’로 촉발된 갈등의 사실상 두 번째 매듭으로 평가된다.

첫 번째 싸움이 “계약 이행 여부”였다면, 이번은 “계약 파기에 따른 책임 소재와 손해 규모”를 둘러싼 법적 검증이기 때문이다.

◆계약 체결 → 파기 → 대법원 확정…3년 넘게 이어진 ‘갈등의 기록’

2일 IB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2021년 5월, 홍 전 회장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하고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했다.

당시 ‘불가리스 사태’ 등으로 여론과 실적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의 경영 퇴진 요구가 높아진 시기였다.

그러나 계약 체결 약 두 달 뒤, 홍 전 회장은 주식 양도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에 갑작스러운 불참으로 응하며 사실상 계약을 뒤집었다.

같은 해 9월에는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선언, 매각전은 법정 공방으로 비화했다.

한앤코는 “계약을 이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초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후 홍 전 회장 일가는 지분을 한앤코 측에 넘기면서 경영권도 완전히 이양됐다.

◆손해배상 소송 1심도 한앤코 ‘勝’…공탁금 500억 회수 전망

이번 1심 승소는 그 후속 절차인 ‘손해배상’ 부분이다.

한앤코는 “홍 전 회장의 계약 파기로 인해 인수가 약 33개월 지연됐고, 이 기간 기업가치 훼손 및 기회비용 등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다”는 취지로 2차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한앤코 측의 주장을 상당 부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법원에 공탁된 약 500억원 중 대부분을 한앤코가 수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적자 수렁’이던 남양유업…한앤코 인수 뒤 흑자 전환 ‘성공’

홍 전 회장 재임 말기 남양유업은 △2021년 영업손실 597억원 △2022년 783억원 △2023년 663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한앤코가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구조조정·채널 전략 조정·브랜드 재정비 등 체질 개선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일보에 “사모펀드 체제 전환 이후 남양유업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호평했다.

1심 판결로 손해배상 소송은 한 단계 마무리됐다.

다만 홍 전 회장 측이 항소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법적 공방은 2라운드로 이어질 전망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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